PWS 프로레슬링의 코리아 챔피언십 벨트 컨셉 및 원화를 작업하였습니다.
친애하는 PWS 프로레슬링의 지속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아이프리는 분명히 위험한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아저씨라면 더욱 그렇다. 넥타이를 꽉 조이고, 선배와 거래처에는 깍듯하게 대하고, 여유는 최소한으로 두고 솔선수범 성실하게 노동하되 질병을 얻거나 번아웃이 오지 않도록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는 아저씨가 ‘아이돌’로도 모자라서 ‘프린세스’를 추구하는 데에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렇다고 당신이 ‘여아’라고 해서 아이프리가 완전히 안전하고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1]. 당신이 어른이라면, 아주 오래된 기억을 되짚어보자―‘공주병’이라는 표현이 가장 효과적인 인신공격으로 작용하는 것은 초등학교 교실이다.
아이프리는 자의식과 미의식의 과잉이자,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마이캐릭터’의 신체성과 퍼포먼스에서 우리 자신을 보게 하는 해리 현상이다. 그것은 비밀이 될 수밖에 없다.
…
우리는 그 사실을 아이프리에서 프렌드 카드의 데이터를 불러 오거나, 마이캐릭터 룸에서 누군가의 사진에 좋아요를 찍거나, 아이프리 광장에서 다른 사람의 마이 캐릭터와 마주칠 때 떠올릴 수 있다. 그 순간, 각각 가상과 현실이라고 생각되었던 게임과 삶의 경계가 느슨해진다. 아이프리 아저씨는 자신이 모션 파일을 재생하는 소녀를 바라보는 감상자인 동시에, 그녀를 “추동하는 의지”[10]이자 그녀 “안의 사람[11]”이라는 사실을 마주한다. 그에게는 ‘아이돌’을, ‘프린세스’를 표현하고자 하는 능동적이고 반동적인 욕망이 있다.2020년경 업로드된 프리파라 게임 OST 「Realize!」를 “완전 카피”한 남성을 찍은 유튜브 쇼츠의 조회수가 요사이 폭발적으로 올라, 2025년에는 프리파라의 음악과 댄스를 맡은 원본 아티스트 i☆Ris가 반대로 “완전 카피남”을 모방하는 영상을 틱톡에 게시했다. 여자 아이돌과 완전 카피 프리파라 아저씨가 “힘을 합쳐 두근거림을 발견力合わせて トキメキ探してく[13]”하는 프리파라의 전복적 가치를 “리얼라이즈”하고 있다고 해석하기에 손색없는 장면이다.
포트 오브 락 마켓2 포스터 디자인 및 〈”담배 연기보다도 굼뜬 침묵”— 사라진 종말의 언어를 찾아서〉로 참여하였습니다.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 하고 호도하는 유행가의 가사를 듣고 자란 우리는 사랑에 꼭 이유를 묻지도 않고, 혹 사랑에 이유를 붙인다 하더라도 이유가 사랑을 서술하고 사랑을 주체로 두는 생각의 방식에 익숙하다.
그래서 사실 종말은 사랑의 완전한 반대편에 가지 못한다. 차라리 언제나 종말은 사랑의 부속품으로써, 사랑에 매여있다. 파괴, 종말, 죽음, 가학, 폭발 … 이러한 타나토스적인 문제들은 그 자체로는 설명할 언어를 찾지 못하고, 반대의 위치에 해당하는 에로스의 거울상으로서 호출되기에 그친다.
물론 모든 사람이 헐크 호건에게 야유하기 위해 그 현장에 있을 수는 없다 (WWE는 그러한 구조를 이용해 현장에 있는 관중보다 훨씬 많은 대중을 향해서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그렇지만 우노는 확장현실의 시대에 접어든 우리가 “혁명적인 접근이 아니라 해킹적인 접근으로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하며, 나이언틱의 〈인그레스〉 및 〈포켓몬 GO〉와 같은 AR 게임을 이 시대의 ‘해킹적인 접근’의 예시로 든다.
그렇다면 WWE 비디오 게임 시리즈로 WWE를, 그리고 WWE를 벗어나서 한 번도 프로레슬링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WWE의 리얼리티를 해킹할 수 있을까?
그 이후로 내 삶에서 아주 오랫동안, 섹슈얼리티와 바이올런스(violence)는 픽션과 지면(紙面)을 주된 영역으로 삼았다. 2012년의 인터넷은 ‘NO CUT 캠페인’03이 한창으로, 그때의 인상으로는 가상으로 그려지는 한 그 어떤 성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도 윤리적 갈등을 마주할 필요는 없다고 합의된 것 같았다. 물론 이것은 초등학교 시절 몇 안 되는 블로그 이웃을 통해 접한 좁은 여론이었고, 당시 실제 사회(?) 여론은 전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오타쿠 사이에서 널리 공유되었던 ‘저는 현실의 여성에는 관심이 없습니다’라는 문장과 같이 가상과 현실을 분명하게 구분 짓는 정서하에, 나의 취향은 폭력적인 가상을 가책 없이 빨아들이며 쑥쑥 자라났다. […] 그러면 이런 책은 영원히 공포의 책장 안쪽에 처박아 두고 없는 척을 하면 더 나은 세상이 되는 걸까? 어떤 사람들이 주장하듯 BDSM이 범죄와 착취의 온상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있기로 선택한 사람들이 처하는 위험은 무시해도 좋은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욕망이 논할 만한 욕망이란 얘기일까?
게임의 도입부의 “게르테나전”은 플레이어에게 달려드는 초상화나 접촉하면 ‘게임 오버’가 되는 조각품 같은 것들이 등장하지 않는 ‘안전한’ 공간이다. 그러나 아홉 살 어린이 이브에게 있어서, 어쩌면 ‘호러 게임’ 〈Ib〉의 ‘호러’는 이미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느껴졌다. […] 미술관이란 손을 대면 때가 탈 것만 같은 새하얀 벽에 둘러싸여 있고, 실수로라도 만졌다가는 무시무시한 금액을 물어내야 할 성스러운 미술품들이 걸려있는 데다, 기침이라도 했다가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엄격한 공간이다. […] 미술관은 때로는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술적 조예’나 ‘똑똑한 머리’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이브는 한자로 표기된 작품 라벨을 거의 읽지 못한다. 이브가 혼자서 읽을 수 없는 어려운 한자는 모두 물음표로 표현되고, 라벨이 물음표로 표시되는 작품의 제목을 알기 위해서는 어른 동료와 동행해야만 한다. 미술관에서 실수하기는 너무나 쉽고 미술을 이해하기는 너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