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오브 락 마켓2 포스터 디자인 및 〈”담배 연기보다도 굼뜬 침묵”— 사라진 종말의 언어를 찾아서〉로 참여하였습니다.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 하고 호도하는 유행가의 가사를 듣고 자란 우리는 사랑에 꼭 이유를 묻지도 않고, 혹 사랑에 이유를 붙인다 하더라도 이유가 사랑을 서술하고 사랑을 주체로 두는 생각의 방식에 익숙하다.
그래서 사실 종말은 사랑의 완전한 반대편에 가지 못한다. 차라리 언제나 종말은 사랑의 부속품으로써, 사랑에 매여있다. 파괴, 종말, 죽음, 가학, 폭발 … 이러한 타나토스적인 문제들은 그 자체로는 설명할 언어를 찾지 못하고, 반대의 위치에 해당하는 에로스의 거울상으로서 호출되기에 그친다.